최근 배당 ETF인 SCHD를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ETF투자, 특히 배당 ETF 투자자에 앞서 드는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아마도 '배당금을 더 많이 지급하는 회사가 그렇지 않은 회사보다 좋은 회사일까?'에 관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여기에는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찬반논리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일반적으로 배당이라함은 기업의 이윤을 주주들에게 나누는 것이고 주주환원가치라는 측면에서 매우 좋은 회사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배당을 하지 않고 이 돈을 설비나, 연구개발에 재 투자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의 기준에 따라서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 물론 한국기업은 어차피 주주환원율이 낮으면서도 투자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주가 부양에 의지가 없기 때문에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 한국과 미국의 주주환원율
배당주는 회사의 퍼포먼스는 확실히 좋았다.
데이타로 살펴보면 어떨까요? 미국 기업들 중에서 배당을 주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로 나누어서 주가 수익률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래는 1926-2000년까지 CRSP 인덱스와 상위 30%의 배당주, 하위 30%의 배당주의 수익률을 비교한 차트입니다. 참고로 CRSP인덱스는 VTI ETF가 추종하는 지수로 S&P와 거의 같은 지수라고 보면 됩니다.
1926년-2000년까지 배당률 상위 30% 기업의 수익률이 CRSP인덱스를 앞서고 있습니다. 물론 배당률이 낮은 기업은 주가 수익률도 낮습니다. 적어도 과거에는 좋은 회사는 배당률도 높고 주가수익률도 좋다는 공식이 성립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SCHD의 퍼포먼스가 S&P500을 이긴다?
요즘 SCHD ETF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SCHD ETF의 평균 수익률이 S&P500을 이긴다는 일부의 글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배당과 성장률을 합치면 틀린 말도 아닙니다. 확실히 차트비교 기간을 늘리면 늘릴수록 그렇습니다. 하지만 SCHD ETF는 2011년에 상장했고 그렇다 보니 SCHD ETF의 수익률이 좋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거의 비슷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다우지수와 더 긴 기간을 차트로 만들어 S&P500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하게도 배당을 주는 회사는 아래 표와 같이 가뿐하게 S&P500의 수익률을 이기는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적어도 2002년까지는 말입니다. 처음 차트와 아래차트처럼 2000년 이전까지의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적어도 좋은 회사, 성장하는 회사의 미덕은 배당을 주는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투자자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겁니다.
기술의 혁신이 시장을 바꿨다.
문제는 2000년 이후 인터넷, 2010년 스마트폰을 지나 2020년 이후 AI까지, 기술의 혁신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시장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기술 혁신 이전에 1996년 미국 시총 1위는 제너럴일렉트릭 2위는 코카콜라였습니다. 2000대에는 엑슨모빌, 월마트 등이 시총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기업이 얻는 이윤을 배당으로 환원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업들은 현재 시총상위에서 사라졌습니다. 위의 기업들은 배당금을 투자로 전환해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회사들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1. 기술혁신과 재투자
현재 매그니피센트 7이라고 불리는 기업들은 모두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입니다. 실제로 애플, 마소, 엔비디아, 아마존, 구글(알파벳), 메타, 테슬라는 배당보다는 R&D투자로 기술격차를 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배당이 아예 없거나 배당률이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배당주는 회사들의 배당률을 아득히 뛰어넘는 주가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지 매그니피센트 7에 해당하는 기업들 뿐만이 아닙니다. 전체적인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2. 배당보다는 자사주매입
또한 성장이 어느 정도 정체기에 접어들면 이들 기업은 배당을 주기보다는 자사주 매입을 늘립니다. 성장하는 동안 늘려왔던 주식을 매입해 소각하는 것은 주가의 상승을 불러옵니다. 많은 투자자들은 배당금을 받을 때 내는 세금 15%보다 자사주 매입으로 인한 주가의 상승을 더 선호합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기업의 상황에 따라 자사주 매입량을 조절하는 것이 배당을 늘리고 삭감하는 것에 대한 부담보다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SCHD 단점
1. 극심한 포모가 온다.
이러한 경향은 S&P500과 배당 ETF의 최근 몇 년간 퍼포먼스를 비교해보면 확연히 드러나게 됩니다. 최근 5년간 S&P500의 수익률은 86.9%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배당 ETF의 수익률은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아마도 배당 ETF만을 모아왔다면 최근 몇년간 심각한 FOMO에 시달렸을 겁니다. 만약 나스닥지수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집니다.
2. SCHD ETF의 투자 난이도는 최상
SCHD ETF를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배당성장률일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10%대의 배당성장률은 다른 모든 배당 ETF를 압살 할 정도의 퍼포먼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높은 배당성장률을 보고 투자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이겨내야 합니다.
- 기간
연평균 10%라는 배당성장률을 맛보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을 버텨야 합니다. 복리의 달콤한 성과는 기간을 오래 녹여낼수록 크게 오기 때문입니다. 워런버핏은 1988년 코카콜라를 매입해 40년 가까운 세월을 녹여 배당률이 무려 50%까지 올라왔습니다. 즉 2년마다 원금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현재 코카콜라의 현재 배당률은 3.2%입니다. SCHD도 수십 년간 들고 있을 수 있다면 이론적으로 워런버핏처럼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호기롭게 20년 후를 생각하면 SCHD를 매수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나스닥의 상승률에 포모를 느끼고 2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투자를 멈출 수도 있습니다.
- 분할매수의 함정
워런버핏처럼 한 번에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면서 시간을 녹이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개미투자자들은 적립식으로 운영할 확률이 높습니다. 매달 50만 원씩 1년을 넣었다면 600만원이고 여기에 해당되는 배당금은 세금을 감안하고 약 18만원남짓입니다. 분기배당으로 받으면 4만원정도일겁니다. 똑같이 20년이라는 시간을 녹여낼 때 시드머니가 작은 사람과 큰 사람의 복리 효과는 어마어마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매달 50만원씩 적립하는 것과 200만 원씩 적립하는 것은 복리효과 자체에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100만 원 이하로 투자가능한 월급쟁이가 분할매수로 복리효과를 노린다는 것은 어찌 보면 환상과 같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50만 원씩 5년간 적립해도 시드는 고작 3천만 원 정도가 될 것입니다. 나스닥이 연평균 15% 정도의 수익률임을 감안할 때 원금이 두 배가 되는 시간이 5년입니다. 5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SCHD ETF를 추종하는 많은 사람들이 기회비용을 간과하고 20년을 쉽게 이야기합니다. 만약 당신이 20대이고 시드머니가 1억이 있거나 매달 큰돈을 적립할 수 있다면 오히려 SCHD 투자 시 복리효과를 누려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3. 배당성장률 10%는 유지될 것인가?
주식은 그 어떤 종목이든 리스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SCHD의 2023년도 배당성장률은 3.8% 정도였습니다. 지난 10년간 매년 평균 10% 이상 성장하던 배당률은 작년에 반토막이상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배당의 상승이라는 것도 ETF가 담고 있는 기업들의 수익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10% 이상의 배당성장률은 절대로 보장되는 것이 아닙니다.
반론, SCHD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무엇이 수많은 투자자들로부터 SCHD ETF에 투자하게 만드는 걸까? 위에서 이야기한 여러 가지 이유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변동성일 것입니다. 엔비디아나 테슬라 같은 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왠지 멋져 보입니다. 하지만 엄청난 변동성을 견뎌내야 합니다. 서로 상반된 두 투자는 마치 천천히 걸어가는 거북이와 롤러코스터를 타는 토끼와의 대결 같습니다.
- 만약 SCHD에 투자해야 할 이유를 찾는다면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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